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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크래프톤 공모주 청약 함정들 괜찮을까?

by 몬재다 2021. 8. 1.


배그 제작사 크래프톤의 수요예측 결과가 나왔다. 크래프톤은 올해 하반기 대어로 투자자들의 많은 기대감을 모았지만, 기관경쟁률은 400 : 1로 에이케이 이노엔 1,873 : 1과 극심한 격차를 보이면서 흥행에 실패한 모습이다.

크래프톤은 14일부터 27일까지 무려 2주간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기관경쟁률은 최근 상장한 에브리봇 기관 경쟁률 576 : 1 보다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함.

 

 

종목 기관경쟁률 의무보유확약
빅히트 (하이브) 1,117 : 1 43%
SK바이오사이언스 1,275 : 1 59%
SKIET 1,882 : 1 63%
카카오뱅크 1,732 : 1 45%
크래프톤 400 : 1 10%

 


IPO 공모 열기가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대어들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 : 1 이하는 없었는데, 무려 시총 24조의 기업이 어떤 이유로 흥행에 실패했는지 기관 수요예측 결과와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크래프톤의 구주매출에 살펴보자.







크래프톤 기관 수요예측 결과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기존 희망공모가 밴드 458,000원 ~ 557,000원이었지만, 금감원의 정정신고 요구로 공모가를 400,000원 ~ 498,000원으로 약 11% 가량 낮추었다. 확정공모가 밴드 최상단인 498,000원을 기록하면서 29일 기준 시총 코스피 16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공모가 기준에서 본 시총이고, 상장 후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를 기록한다면,

30조를 넘을 가능성도 있어 여전히 고평가 논란을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다. 기관의 경쟁률은 청약 마지막 날까지 200 : 1 밖에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수요예측 마감을 앞두고 눈치싸움을 하던 기관들이 물량을 조금 더 넣어 최종 경쟁률 243 : 1을 기록했다.

 

 

종목 기관경쟁률 시가총액
에브리봇 576 : 1 1,800억
진시스템 934 : 1 1,100억
에이치피오 252 : 1 3,700억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369 : 1 1조 6,600억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819 : 1 1조 7,000억

 


올해 세 자릿수를 기록한 공모주는 총 5곳으로 프레스티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총이 1조가 안되는 중소형주였으며, 크래프톤은 시총 24조에 걸맞지 않은 경쟁률 수치를 보여줌. 크래프톤은 왜 이렇게 낮은 기관 경쟁률을 보여줬을까?

크래프톤은 공모가가 비싸기 때문에 기관들은 상장 후에도 주가가 공모가 이상 오르기 힘들것으로 보고 있고, 공모가가 높다 보니 혹여나 배정을 많이 받았다가 만약 주가 하락 시 큰 손실로 이어지기에 낮은 수치가 나왔다고 본다. 심지어 원히트 원더 기업으로 배틀그라운드 성장성에 대한 의문도 지속되고 있고,

중국 자본인 텐센트가 2대주주로 지분율 13% 이상을 보유해 오버행 우려가 있으며, 유독 먹튀 논란이 잦은 중국 자본이 초기 투자자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기관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았나 싶음.

이와 반대로 해외투자자들은 크래프톤에 러브콜을 보내며, 열렬한 호응을 보였다. 해외투자자들에게는 공모가를 낮추면서 큰 인기를 끌음.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매출 비중이 해외 94% 이상이기에 이미 크래프톤을 글로벌 기업으로 인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크래프톤 청약 일정이 시작되자마자 단 하루만에 전체 공모 물량의 약 3배 이상 청약 주문을 넣었지만, 의무보유확약에서는 1개월 4건, 3개월 단 1건만 기록하면서 다른 공모주와 마찬가지로 외국 투자자들은 크래프톤에서도 의무보유확약을 극도로 기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래프톤의 일반 공모 청약 일정은 8월 2일 ~ 3일까지인데, 중복 청약이 가능한 종목으로

 

 

증권회사 배정수량 청약 수수료
미래에셋증권 796,189 2,000원
NH투자증권 718,301 X
삼성증권 649,068 2,000원



세 주관사 모두 최소청약을 진행한다면, 각각 249만 원으로 총 747만 원이 필요한데, 공모주 투자에 최소 청약으로만 하고 싶은 경우 생각보다 부담감이 있는 큰 금액이다. 또한 크래프톤의 공모가가 비싸지만, 증권사별 배정 물량이 많지 않아 금액 대비 배정받는 청약 수는 현저하게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오히려 같은 날 청약하는 원티드랩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자.







크래프톤 구주매출

성명 관계 보유 주식수 지분율 비고
장병규 창업자 / 최대주주 7,027,965 16.24% 6개월 보호예수
정승혜 최대주주 본인 420,000 0.97% 6개월 보호예수
벨리즈원
유한회사
최대주주 특수관계
법인
2,769,230 6.40% 전량 구주매출
본엔젤스벤처
파트너스
최대주주 특수관계
법인
942,375 2.18% 6개월 보호예수
텐센트 2대주주 6,641,640 15.35% -



주주구성을 보면, 벨리즈원 유한회사가 보유한 주식수 6.40% 전량 구주매출을 하게되는데, 크래프톤의 최대주주인 장병규는 벨리즈원의 주요 주주이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가 개인명의로 보유한 주식의 구주매출이 발생하면, 증권신고서에 공개를 하게 되지만, 벨리즈원은 유한회사라 주주구성 공개는 필수가 아님. 이로 인해 논란이 있다.

결론적으로 장병규 의장이 벨리즈원 주식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투자자들은 알 수 없음. 그렇기에 우회 구주매출로 큰 수익을 챙기는것 아이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는 상황임.

밸리즈원의 구주매출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크래프톤 구주매출 물량의 66.5%에 달하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공모주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구주매출로 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하고 투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크래프톤 최대주주 장병규 의장이 자신의 정확한 지분율과 구주매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상장을 진행하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구주매출이 공시 제도를 무력화하는 편법 구주매출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앞선 사례가 있기에 민감하게 받아들여짐. 바로 지난해 상장한 빅히트임. 작년 10월 15일 상장한 빅히트의 경우 주주들이 지분을 메인스톤 유한회사 그리고 이스트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로 쪼개서 구주매출을 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실제로 상장 직후까지도 주주구성을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메인스톤 유한회사는 이스톤과 한 몸이었지만, 주주구성에 대해 아는 투자자들은 매우 드물었다. 구주매출이 발생하더라도 기업 주가에 큰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빅히트는 상장 당일 장중 따상을 기록하였지만,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으로 장을 마감했고,

2 거래일날에도 하락이 크게 이어졌는데, 주가 하락 배경에는 수천억을 매도한 기타 법인이 지목됐었다. 논란이 지속되자 메인스톤은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보유지분 120만 주를 장내 매도해 3,644억 차익을 챙겼고, 이스톤과는 특수 관계자라고 밝혔다. 즉, 지분 쪼개기가 상장 후 일주일 지나서야 알 수 있었다는 말로

크래프톤도 당장 다음주 월요일 일정으로 개인 청약을 진행하는데, 아직까지 벨리즈원 주주구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이 말은 빅히트와 마찬가지로 최상단으로 확정 공모가가 난 상태에서 대주주는 구주매출로 큰 이득을 챙기지만, 상장 후 주가 하방은 개인들이 피해를 떠안을 확률이 높다.

한국거래소는 벨리즈원의 주주구성에 대해서 상장 심사 과정 내용을 받았지만, 주주구성을 공개할 수 없다고 언급했고, 금융감독원은 상장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련 내용을 공시하도록 정정요구할 것이라고 발표하였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내용이 없다. 결론적으로 크래프톤은 공모가 산정 논란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의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데, 구주매출까지 문제가 되면서 이미지는 더 나빠짐.







크래프톤 상장 당일 유통물량

유통가능물량 공모주주 6,923,384 14.16%
기존주주 13,359,234 27.31%
20,276,708 41.47%



크래프톤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약 2천만주로 전체 물량의 약 41%이고, 금액은 10조 원가량이다. 의무보유확약 22% 반영시 유통가능 물량은 39%로 금액으로는 9조 원대로 감소하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치임. 금액이 아닌 유통비율로만 보더라도

 

 

종목 상장 당일 유통 비율 평균 13.8%
SK바이오팜 11.5%
하이브 19.80%
SK바이오사이언스 11.63%
SKIET 15%



작년 7월 이후 4개의 국민주였던 SK바이오팜,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는 평균 13.8%였다. 크래프톤의 유통 가능 물량은 약 3배에 달하는 수준임. 그리고 크래프톤은 외국계 주관사 인수율이 높은 편이라 SKIET처럼 상장 당일 외국인 미확약 배정 물량 출하가 우려된다.

SKIET가 상장 당일 외국인 순매도 금액은 3,605억 원이었고, 이는 전체 상장 주식의 3.3%의 규모임. 크래프톤도 만약 외국인이 매도 포지션을 잡으면, 주가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점 알아두자.







크래프톤 정리

크래프톤의 단점들을 봤을 때 낮은 기관 경쟁률 400 : 1은 예견된 일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공모가를 뻥튀기 시켰을까?

기업과 주관사 입장에서 청약자들의 경쟁률은 의미가 없다. 결과적으로 경쟁률이 몇천, 몇백이 나오든 사실 1:1 이상만 나와 미달만 나지 않으면, 뻥튀기된 공모가가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이득임. 1:1 이상만 나와도 수천억 원의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 게임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공모가 산정 논란부터 구주매출까지 아직 제대로 된 답변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사주 미달 물량이 기관에게 배정된다 하더라도 어차피 유통가능 물량으로 분류됨에 따라 시초가 구주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또한 크래프톤 공모는 확정공모가 498,000원이기에 최소 수량 신청만으로도 청약 금액에 대한 부담감임 상당히 높다. 상장 직후 유통물량 또한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의 절반 수준임. 그리고 1주당 50만 원의 주식은 사실 주식 시장에서 상당한 고가에 해당하기에 당연히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는 접근하기 쉽지 않음.

보통 액면 분할해서 주식을 쪼개 단가를 낮추는 이유는 유통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고, 그에 따라 주식 거래를 활성화시켜 주가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액면분할을 한다. 최근 애플과 카카오처럼 말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사실 액면분할이 불가능함. 이미 최저의 액면가 100원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임. 이제 남은 방법은 무상증자뿐이다. 다만, 무상증자를 하려면, 기업의 잉여자금으로 자본금을 메워야 하기에 굳이 잉여금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상증자를 단행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보더라도 만약 상장일에 시초가를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하면, 국내외 기관, 개인 청약 물량 그리고 구주 투매 물량 등이 함께 나올 가능성도 있어 주가는 하방으로 밀릴 것도 염두해야 함. 개인적으로 작년부터 너무 기대했던 종목이라 실망감이 크다. 기업만 놓고 보면, 돈 잘 버는 기업인데, 공모주로만 보면, 기업 실적 대비 아쉬움이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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