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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

카카오페이 상장 공모가 비싼데 청약 괜찮을까

by 몬재다 2021. 7. 7.


대형급 공모주 카카오페이 상장 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준비했다. 무려 카카오 뱅크보다 높은 공모가를 제시한 카카오페이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살펴보자.





카카오페이 공모가

카카오페이-청약카카오페이-상장


카카오의 자회사들이 연이어 주식시장 상장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카카오뱅크에 이어 지난 2일 계열사 카카오페이도 상장 대열에 합류함. 카카오페이는 1주당 희망 공모 가격을 6만 3천 원 ~ 9만 6천 원으로 정했는데, 주목할 점은 계열사이자 은행업을 하는 카카오 뱅크 (3만 3천 원, 3만 9천 원) 보다 희망 공모 가격이 약 2~3배나 높다. 어떤 근거로 이런 가격을 산출했는지 증권신고서 분석을 통해 알아보자.

카카오페이 역시 유사업종인 기업을 선정해 상대가치 평가법에 따라 주식 가치를 정했다. 평가지표로 활용한건 '성장률 조정' 즉, EV/Sales는 기업가치가 매출액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여기에 기업의 성장률을 반영해 계산한 것이 성장률 조정 EV/Salies다. 아직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하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들이 이 지표를 많이 활용함.

비슷한 지표로 PSR (주가매출액비율)이 있는데, 현재 주가가 매출액에 비해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 판단하는 지표이고, 역시 성장성에 무게를 둔 기업에 적용할 수 있음. 다만 EV/Sailes 방식과의 차이점은 PSR은 부채를 고려하지 않지만, EV/Sailes는 부채를 고려한다.

공모가 산정 지표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어떤 회사를 선정해 비교했는지인데,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뱅크와 마찬가지로 국내 기업을 모두 제외시킴. 그리고 비교대상 회사를 선정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의 사업영역을 간편 결제 서비스를 넘어선 전반적인 금융서비스 (대출, 보험, 투자 등) 제공으로 확대시킴. 이를 기준으로 총 151개 해외기업 중 최종적으로 페이팔, 스퀘어, 파그세구로 디지털 3곳을 택했다.

국내사를 제외한 이유는 국내에 비슷한 업종의 회사들은 카카오페이와 사업모델, 사업지표, 시장 내 지위 차이로 제외시켰다고 함. 하지만, 국내에서도 많은 간편결제 서비스가 있음. 삼성 페이, 네이버 페이, 페이코, 토스, 엘 페이 등 전자금융 유통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지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에 간편결제 시장 상위권에 있는 곳이 삼성 페이, 네이버 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임. 이들과 비교할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와 직접적으로 비교는 사실상 어렵다. 삼성 페이와 네이버 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상장사이지만, 이들의 실제 주력 사업을 생각해보면, 간편 결제 서비스가 주력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카오페이랑은 비교하기 힘듦. 또 페이코를 운영하는 NHN페이코는 비상장사라서 비교가 어려움. 






1. 카카오페이가 비교대상으로 삼은 미국 페이팔은 미국의 대표적인 결제 서비스 업체임. 매출에서 결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2.8%나 되고, 한국에서도 2015년부터 페이팔 코리아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결제수단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카카오페이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음.

다만, 페이팔 홀딩스는 한국, 일본, 유럽 등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무려 385조 원이고, 매출액은 무려 24조 2,600억 원이나 되는 공룡 회사임. 삼성전자 시총이 484조 원 정도 되는 걸 생각해보면, 페이팔이란 회사가 얼마나 큰 곳인지 감이 올 거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내수 위주 사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2,844억 원, 올해 5월 기준 가입자 수는 3,600만 명으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가입자 수나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른 페이팔과는 체급이 맞지 않음.

2. 두 번째 비교 대상 스퀘어는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2009년 창업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다. 신용카드결제 단말기 없이 개인이 소지한 스마트폰에 잭을 꽃아 카드를 쓸 수 있는 포스 시스템을 만들어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임. 매출구조는 결제를 통한 거래 수수료가 34.7%, 개인 간 송금 서비스가 64.3%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거래, 선불 충전 체크카드 기능 등 서비스를 확장함.

3. 마지막으로 브라질 파그세구로 디지털이란 회사다.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핀테크 업체인 카카오페이가 파그세구로 디지털을 공모가격 산정 비교 대상에 올린것은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파그세구로 디지털은 브라질 최대 인터넷 포털 UQL의 자회사이고, 핀테크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곳이다.

온라인, 오프라인 결제시스템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 모바일 포스 시스템을 제공하고,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임. 매출구조는 결제 서비스 66.2%, 금융 소득 33.8%를 차지하고 있는데, 매출구조만 놓고 보면 카카오페이와 비슷한 곳이라고 볼 수 있음.







페이팔 제외 시 카카오페이 공모가

위 3개 기업의 성장률 조정 EV/Sailes 수치를 산출한 결과 평균 44.7배가 나왔다. 그러니까 성장률과 매출액을 종합한 결과 44.7배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다는 뜻임. 44.7배와 카카오페이의 매출액, 기업가치, 순차입금 등을 종합한 결과 카카오페이의 적정 시가총액은 16조 6,192억 원이 나옴.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을 상장 후 주식수로 나누면, 1주당 12만 2,307원이 나온다. 여기에 할인율 48.49% - 21.51%을 더하면 희망 공모 가격 6만 3천 원 ~ 9만 6천 원이 나오는 것임.

다만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비교대상 기업들의 성장률 조정 EV/Sailes 수치이다. 페이팔은 무려 81.6배로 높은 수치가 나왔고, 스퀘어는 6.1배, 한국보다 내수시장이 큰 브라질의 파그세구로로 디지털의 수치도 46.5배로 상당히 높음.

결제 서비스 사업에 초점을 맞춰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한건 인정하지만, 시장규모 자체가 다른 기업들을 비교하다보니 카카오뱅크의 희망공모가격이 높게 책정된것도 팩트다. 게다가 카카오페이의 지난해 국내 결제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16.6% 임. 이 수치도 2019년에 비해 불가 0.5% 오른 수치다. 국내 시장조차도 삼성 페이, 네이버 페이, 페이코 같은 경쟁 세력이 많은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 페이팔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건 아니라고 봄.

수치가 유독 높은 페이팔을 제외 시 스퀘어랑 파그세구로 디지털 두 기업의 성장률 조정 EV/Sailes 배수는 26.3배로 기존 44.7배 보다 약 절반으로 줄어든다. 간단하게 계산해서 카카오페이 희망 공모 가격을 다시 계산하면, 1주당 3만 3,182원 ~ 5만 562원이 나온다.







카카오페이 공모자금 활용

카카오페이는 이번 공모로 최소 1조 61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할 예정인데, 이중 3,810억 원은 운영자금, 6,800억 원은 타 법인 증권 취득에 쓸 계획이다. 타 법인 증권 취득 상세 내용을 보면, 이커머스 (패션, 뷰티, 리빙 등) 파트너십 구축, 카카오페이가 서비스 중인 카카오페이 증권의 리테일 사업 확장, 현재 추진 중인 디지털 손해보험사 자본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기존 결제 서비스가 아닌 다른 서비스 확대에 공모자금 상당 부분을 사용하는 건데, 결제 서비스 의존도를 벗어나 카카오 페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시장 다변화를 노리는 것이다. 이는 카카오페이가 내건 승부수라고 볼 수 있음.

즉, 사업 다변화를 추진해 성장할 테니 미래가치를 페이팔, 파그세구로 디지털과 비슷하게 봐달라고 하는 듯. 그리고 운영자금은 오프라인 결제 인프라 확충, 소액여신 서비스 론칭 (후불교통, 후불 결제 등)에 사용한다고 한다.







카카오페이 상장

카카오페이는 이번 상장으로 1,700만 주를 모두 신주로 모집한다. 이 중 일반 청약자 배정 물량은 425만 주임. 특이한 점은 100% 균등 방식으로 배정함. 올해 초 균등방식이 도입되고, 일반 청약자 배정물량을 100% 균등방식으로 하는 기업은 카카오페이가 처음임. 100% 균등배정이지만, 청약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어 1인당 배정 주식수는 청약한 수량 (최소 청약단위 20주) 보다 적을 수 있다.

일반 청약자들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에서만 청약이 가능함.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JP모건 서울지점도 카카오페이 공모주를 주관하지만, 우리 사주조합과 기관투자자 청약만 취급함. 참고로 카카오페이는 카카오 뱅크처럼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다. 즉, 삼성증권, 대신증권 둘 중 한 곳만 택해서 청약 가능함. 두 곳 모두 청약 수수료 2,000원 떼감.

최종 공모 가격은 오는 29~30일 진행하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8월 2일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일반청약자 청약일은 8월 4~5일, 다만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려면, 카카오페이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해야 한다.

이번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일은 24일인데, 만약 증권신고서 내용이 부족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금융감독원이 카카오 페이에 정정요구를 할 수도 있음. 이 경우에는 청약, 상장일 모두 뒤로 밀리게 된다.

아쉽게도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청약일정이 뒤로 밀린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 청약일이 겹친다. 그러니 크래프톤 청약하고 돌려받은 증거금으로 카카오페이 청약이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자. 카카오페이 환불일은 8월 9일이고, 상장 예정일은 8월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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